[전쟁과 군사기술(5)] 최초의 AI 전쟁 치른 이스라엘…AI로 가속화되는 전쟁의 템포

[전쟁과 군사기술(5)] 최초의 AI 전쟁 치른 이스라엘…AI로 가속화되는 전쟁의 템포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16년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와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거대한 장벽 건설에 착수했다. 65㎞ 길이의 이 장벽은 높이가 6m이고 지하로 2m가 매설됐으며 센서와 최신 감시시스템으로 보강됐다. 이 ‘스마트 장벽(smart fence)’은 하마스의 침투를 차단해 많은 이스라엘인의 생명을 살렸다. 장벽을 뚫을 수도, 넘어갈 수도 없었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 밑으로 터널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메트로(Metro)’라고 불리는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정교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스마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자 공학적 업적이었다. 하마스가 약 12억 5000만 달러를 쏟아부어 구축한 메트로는 96㎞가 넘는 지하 통로가 거미줄처럼 뻗어있으며, 이스라엘 내부로까지 이어져 공격을 개시하면 메트로를 통해 이스라엘 방어선 후방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2021년 5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수행한 ‘성벽의 수호자(Guardians of Walls)’ 작전에서는 지하터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술과 혁신적 기술이 사용됐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하마스 지도자들을 속여 지하터널로 집결하게 유도한 후 정밀 벙커버스터로 폭격했다. IDF는 센서와 정밀타격체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적의 위치를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추적·타격했다. 가짜 메시지에 속은 하마스는 IDF의 AI가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 

이 작전은 밀집된 도시 공간에 숨어들어 비정규전을 수행하는 하마스를 IDF가 센서, 슈터, AI를 통합 활용해 물리친 비대칭 전투 성공사례다. 이스라엘이 이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원활한 기술 연동, 포괄적 데이터 관리, 광범위한 국방 디지털화, 정보의 서비스화 등을 통해 새로운 작전개념을 구축해낸 IDF의 혁신 능력이었다. 디지털 기반 정보력이 전투의 성공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작전의 교훈이다.  

AI를 군사작전의 핵심요소로 활용하면 교전 시간을 단축하고 빅데이터 분석의 활용을 확대하면서 신속하게 승리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의사결정자가 신속하게 미래 결과를 예측하게 도움으로써 전쟁의 템포가 빨라진다. 빠른 템포의 전쟁에서 적은 마치 링 위에 가만히 서 있는 권투선수처럼 보이며, 그 틈을 노려 AI로 무장한 상대는 적의 중요 부위를 수차례 연속 가격할 수 있다. 즉 AI는 기존의 전쟁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처럼 전쟁에서 시간은 중요하며, 가장 빠른 자가 전투에서 이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쟁의 템포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 템포란 “적에 대한 상대적 관점에서 일정 기간 수행되는 군사작전의 속도와 리듬”을 말하는데, 이해·결정하고, 행동·평가하며, 적응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빠른 템포는 아군의 군사작전에 대응하는 적군의 능력을 아군이 압도할 수 있게 해주며, 짧게 주어지는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고대에는 전쟁의 템포가 인간과 동물의 근력 속도에 맞춰져 있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내연기관과 무전기의 속도가 전쟁의 템포를 결정했다. 무전기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의사결정 속도가 전쟁의 템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쟁의 템포는 IDF가 AI의 지원을 받아 실시간으로 결정하고 행동했듯이 지휘관이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명령을 내리면 전자적 속도로 이행이 이뤄진다.

이렇게 빨라지는 전쟁의 템포를 따라가기 위해 지휘관은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전쟁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지휘관은 전투공간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 AI의 도움이 필요하다. AI는 축적된 정보를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지정하며,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몇 초 만에 행동할 수 있게 능력을 가속화 함으로써 현대전의 필수 도구가 됐다.

무기체계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AI 기반 네트워크에 더 많은 군사시스템을 연결하면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류하고 그 상관성을 분석해 패턴을 인식한 후 지휘관에게 실행 가능한 작전 방안을 제공한다. AI를 활용해 다영역에서 물리적·비물리적 효과를 컴퓨터 연산속도로 동기화할 수 있는 군대는 그렇게할 능력이 없는 군대에 비해 엄청난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AI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변혁요인이며, 전쟁 수행에도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는 이제 무기다. 데이터를 정보로 전환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대규모 정보를 활용하려면 강력한 AI가 필요하다. AI와 네트워크 무기체계가 연결되면 관찰(observe), 방향설정(orient), 결정(decide), 행동(act)의 주기인 ‘우다 루프(OODA Loop)’가 가속화되고 의사결정 및 실행의 속도가 빨라진다. AI는 자폭드론, 장거리 정밀타격무기, 센서, 다양한 로봇차량의 효과를 동기화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빠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 전쟁의 템포가 가속화된다.  

[뉴스투데이 : https://m.news2day.co.kr/article/20260112500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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